이번에 처음으로 슈퍼블루마라톤 10km 대회에 나갔다.
달리기를 매우 싫어했었는데 한 번쯤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친구들과 함께 신청했다.
그리고 2달간 격일로 3km씩 달리면서 조금씩 준비를 했다. 가장 오래 달린 게 5km 45분이었는데, 대회뽕이 있었는지 실전에서는 좀 더 단축한 기록이 나왔다.
뛰면서 느끼는데, 세상에 잘 달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 난 중고등학생 때 오래달리기는 항상 반에서 1-2등이었고, 체력장은 항상 1급이었기에 나름 자신이 있었는데.. 그건 옛 영광일 뿐이었다.
공부도, 일도 꾸준히 마지막까지 노력한 사람이 잘 하듯이 달리기도 그런 것 같다. 이제 시작이니 좀 더 열심히 해봐야지.
어쨌든, 첫 대회인 슈퍼블루마라톤이 어땠는지 기록으로 좀 남겨두고자 한다.
좋았던 점
빠른 짐찾기와 직관적인 부스
마라톤대회를 처음 나가다 보니 좀 어리버리할 수밖에 없었는데 짐을 맡기고 찾는 곳과 부스공간이 나누어져 있어서 좋았다. 짐 맡기는 곳도 4-5개로 나누어져 있어서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맡기고 바로 찾을 수 있었다.
부스도 기념품, 사진, 테이핑, 굿즈, 탈의실 등등 다양했는데 사람이 많아서 복잡했을 뿐 헤매지 않게 잘 붙여놔서 좋았다.
혼선 없는 길안내
코스 초반에는 10km와 5km가 동일하다가 2-3km쯤에 나뉘는데, 해당 부분에 안내자들이 잘 안내를 해줬다. 예전에는 5km, 10km 코스에 혼선이 있어서 잘못 뛰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등의 문제도 생겼었다는데 이번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날씨
날씨가 너무 좋았다. 지난주까지만해도 아침저녁에도 너무 더웠는데 갑자기 쌀쌀해지면서 달리기 딱 좋은 날씨가 되었다. 대회인 10월 6일은 아침 9시 기준 17도로 딱 달리기 좋은 날씨였다. 달리면서 땀을 닦을 일이 잘 없었다.
아쉬운 점
페이스메이커의 부재
메이저 마라톤대회는 10km에도 40분 / 50분 / 1시간 / 1시간 10분 / 1시간 20분으로 다양한 페이스메이커가 풍선을 매달고 달린다고 하던데, 슈퍼블루마라톤에는 페이스메이커가 없었다.
내가 못 찾은 건지, 아니면 정말로 없었던 건지 모르겠다. 10km 출발지점에서 맨 앞쪽에 풍선 1개를 봤는데, 그 1명이 페이스메이커였다면... 큰 규모의 행사에 너무 적은 페이스메이커가 아니었나 싶다. 또, 안내문이나 홈페이지에 페이스메이커 관련 안내를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아무 정보도 없었다.
원래 내 목표는 1시간 10분이나 1시간 20분 페이스메이커를 쫓아가는 거였는데 그 선택지가 없어져서 아쉬웠다.
(이번 대회는 장애인과 함께하는 달리기라서 시각장애인 페이스메이커분들이 계시던데 그래서 일반 페이스메이커가 부족했던 건가?)
스타트 때 A, B, C 구분 없음
다른 마라톤대회는 대회기록별로 A, B, C팀으로 구분해서 병목구간 혼선을 막는데, 슈퍼블루마라톤은 그냥 한 번에 출발했다.
실력이 다 다른 사람들이 섞여서 출발하니까 누군가는 추월하려고 힘을 다 쓰고, 누군가는 비켜주려고 힘을 다 쓰는 느낌이더라. 좀 혼잡하고 위험했다.
업힐(오르막길)
2.5km, 4km, 8-9km 구간에 꽤 가파른 오르막길이 있었다. 오르막길만 없었어도 기록이 좀 더 단축되었을 것 같은데, 오르막이 하나도 아니고 세 번이나 나오니까 매우 지쳤다.
흙바닥
5km ~ 8km까지 꽤 긴 구간이 포장이 안 된 흙바닥이었다. 달리면서 미끄러질까 봐 걱정이 될 정도였다. 특정 구간에는 공사도 하고 있던데 좀 아쉬운 부분이었다.
마무리
아쉬운 점도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좋은 대회였다.
당분간은 좀 쉬고 근력운동을 좀 하다가... 내년 봄쯤에는 10km 1시간 10분을 목표로 해봐야겠다. 그때는 페이스메이커가 있는 대회, 오르막길이 없는 대회를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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