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업 : 직업환경의학과 의사

충북대 배장환 교수님 사직-'화내는 의사'가 없어진다는 건 (의사 생각)

by 쿠닥 2024. 6. 21.
목차
배장환 교수님 사직
블라인드의 글
의사의 생각
마무리

 

배장환교수님 사직

2025년 충북대 의대 정원을 49명에서 200명으로 늘린다는 것에 정면으로 반박했던 충북대 심장내과 배장환교수님이 결국 완전히 사직하셨다.

https://www.segye.com/newsView/20240620509736?OutUrl=naver

 

"내 꿈은 이미 박살"…배장환 충북대병원·의대비대위원장 사직

의료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충북대학교 병원을 떠나는 두 번째 교수가 나왔다. 배장환 충북대병원·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제 더 이상의 새 학기는

www.segye.com

 

블라인드의 글

한편, 블라인드에 배장환 교수님 사직 관련 이런 글이 올라왔다.

충북대병원 배장환교수님
https://theqoo.net/square/3287284813

의사의 생각

난 배장환 교수님을 직접 본 사람은 아니다. 배움을 받은 적도 없다.

 

하지만 나도 의사이기에 저분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는 안다.

충북대 배장환교수님
https://www.inews365.com/mobile/article.html?no=307338

이게 2013년에 나온 뉴스이다. 

 

최근에는 관상동맥 재개통 시술 (PCI)를 50분 내로 하셨다고 했다. 한국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다.

 

저 말은 심근경색 환자가 응급실로 들어온 후 심장혈관을 넓히기까지 50분이란 말이다. 

 

1. 환자가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 입구를 통과해서

2. 응급의학과 의사가 문진을 하고

3. 심전도를 찍고

4. 피검사를 한 후

5. 심장내과의사에게 환자 상황을 알린 후

6. 심장내과의사가 응급실로 내려와서 환자를 보고

7. 판단 하에 혈관조영술팀에게 연락을 해서

8. 그 와중에 환자와 보호자에게 동의서를 받고

9. 환자 면도를 마친 후

10. 환자 침대를 밀고 혈관조영실로 들어가서

11. 무균 상태에서 심장까지 스텐트를 넣기까지 

 

50분 내로 마친다는 것이다.

 

이건 정말 무던한 교육과 반복이 필요하다.

 

어리버리 얼타는 간호사, 직원들을 다그쳐야 한다,

그냥 집에 가겠다는 보호자에게 가끔씩은 화도 내야 한다.

 

그거 다 스트레스다. 

 

대충 하겠다고 생각하면 대충 할 수도 있다.

 

허허 웃으면서 시간이 가든 말든, 환자가 꼴딱꼴딱 넘어가든 말든 웃으면서 지낼 수도 있다.

 

근데 그러지 않은 사람이다.

 

의사가 싸이코패스라서 직원한테 화낼까. 아니 그렇지 않다. 적어도 배장환교수님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다.

 

저 나이가 되도록 온콜 당직을 서면서까지 지켜온 명예이다.

 

퇴근하고도 전화오면 바로 운전해서 달려가는, 국민들이 생각하는 '참의사'의 역할을 한 사람이라는 거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나오는 그 교수들처럼 퇴근하다가도 차 돌리고, 밥 먹다가도 숟가락 내려놓고 뛰는 짓을 저 나이까지 하신 분이다.

 

근데 그런 분이 저런 블라인드에 누군지도 모르는, 환자를 위해 무슨 일을 한 건지 알 수도 없는 익명의 누군가의 글 때문에 또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네.

 

도대체 누굴까. 적어도 저 글을 쓴 사람은 책임감 없고 환자 생각 안하는 사람인 건 알겠다.

 

'진정한 의사면 무료봉사하라'고? ㅋㅋㅋㅋ 저 글쓴이는 무료봉사할 능력조차 없어보이네.

 

배장환 교수님 vs 저 글쓴이

 

나는 한국에 배장환 교수님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뭐, 이미 끝난 일이지만

 

이제 충북대 근처에서 발생하는 심근경색 환자는 이전보다 쉽게 사망하게 될 거다.

 

또 누군가는 '의사가 능력이 없어서~' 같은 소리를 하겠지.

 

그게 아니라 배장환 교수님이 자기 인생을 갈아서 님들을 살렸던 거다. 이젠 그럴 일이 없겠지만.

 

앞으로는 상냥하고 부드러운 의사들만 만나라지.

 

환자를 위해 화내는 의사는 이제 다 죽었다. 

 

나도 이제 환자한테 잔소리 안한다. 의미가 없다.

 

내가 당신들 부모도 아니고, 이미 성인인데 자기 선택엔 자기가 책임을 져야지 뭐.

 

귀가 망가지든, 폐가 망가지든, 뇌출혈이 생기든 '알빠노'의 시대이다.

 

상대가 '누칼협'을 시전했으니, 나는 '알빠노'를 시전할 뿐.

마무리

그나저나 충북대병원 병상수가 793병상인데 학생이 200명이면 환자 3명당 의대생 1명이네.

 

근데 전공의(레지던트)는 대부분 4년제니까 793병상 vs 레지던트 800명 = 환자 한명당 의사 한명이네.

 

와~~ 하루종일 의사랑 환자랑 같이 있을 수 있어서 좋겠다~~

 

근데 환자 1명 당 전공의 1명 + 간호사, 간호조무사, 교수님, 의료기사, 미화원, 병원식당, 병원전기세, 수도세 다 내고도 병원이 안망하려면 환자가 입원 하루에 100만원씩은 내야겠는걸.

 

절대 의료만 망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망할 거다. 이건 저주가 아니라 현실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