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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치료일지

30대의 녹내장(4) 1년만에 시야검사 악화와 약 1개 추가 (잘로스트S)

by 쿠닥 2024.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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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의 시야검사 결과..
악화의 이유
녹내장 때문에 원하던 과 포기
잘로스트S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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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의사의 녹내장 치료 일지(1) 현재 상태

목차내 소개현재 녹내장 상태글을 쓰는 이유내 소개이 글은 의사이면서 30대 녹내장 환자의 투병일지이다. 그리고 난 얼마 전까지는 20대 녹내장 환자였고.현재 녹내장 상태 나는 26세 (만 2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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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18년 11월에 당시 26세(만 24세)의 나이로 처음으로 녹내장 진단을 받았던 의대생(본과 4학년)이었다.
 
그리고 나는 2019년 3월부터 대학병원 인턴으로 일했다.
 
인턴을 하던 중에도 정기검진은 꼼꼼히 다녔고
 
당직을 서고 밤을 꼬박 새며 36시간 연속 근무를 일주일에 3일씩 하면서도 (주 88시간 근무)
 
녹내장약을 최대한 시간 맞춰 잘 넣으려고 노력했다.
 
다행히 내가 처음 녹내장 진단을 받았던 병원이 토요일에도 문을 열었어서
 
당직이 아닌 토요일에는 문제없이 안과 진료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3-4개월에 한 번씩 안과 진료를 받았고 안압도 확인했다.
 
그동안은 안압이 크게 튀지 않고 14-16을 왔다 갔다 했기 때문에
 
안약을 추가할 일도, 다른 검사를 할 필요도 없었다.
 
그동안은 코솝S를 넣을 때 눈이 따갑고 충혈되던 것 외에는 크게 불편한 증상은 없었다.
 
녹내장의 자각 증상으로는, 가끔씩 글씨를 놓치는 정도였던 것 같다.
 
원래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이라 글자를 놓치는 경우가 잘 없는데,
 
책을 읽다 보면 가끔씩 내 중심시야의 위쪽에 쓰여있는 글자를 놓치는 경우들이 가끔 있었다.
 
이런 일이 거의 처음이다 보니, 시야검사 상 위쪽 시야가 많이 손상된 나의 경우 이게 내 녹내장 증상인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차 운전을 했다면 더 불편함을 많이 느꼈겠지만 (신호등 확인 등등)
 
나는 운전은 안 했기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또, 당시엔 유튜브를 그리 많이 보지 않았기에 더더욱 불편함을 직접적으로 느낄 일이 없었다.
 

1년 만의 시야검사 결과

2018년 11월에 난 처음으로 녹내장 진단을 받았다.
 
당시에 양쪽 안압은 16-18 정도였고
 
당시 시야검사의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녹내장 시야검사1
2018년 11월 20일 녹내장 정밀 시야검사 결과. VFI (우 / 좌) 72% / 72%

 
 
그리고 1년 만에 다시 받은, 2019년 10월의 검사에서
 
안압은 오른쪽 20, 왼쪽 18, 시야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녹내장 시야검사2
2019년 10월 녹내장 정밀 시야검사 결과. VFI (우 / 좌) 69% / 49%

 
그냥 그림만 봐도... 뭔가 악화된 게 보인다.
 
오른쪽눈은 VFI (남아있는 정상 시야범위) 72% -> 69%로 어느 정도 유지가 되었지만
 
왼쪽눈은 VFI 72% -> 49%로 크게 감소했다.
 
게다가 왼쪽눈은 중심시야까지 파고들어가고 있었다.
 
중심시야까지 침범해 버리면, 그리고 여기서 더 진행되어 버리면,
 
그리고 1년 사이에 이렇게 빨리 악화되어 버리면
 
정말로 실명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난 당시 27세밖에 되지 않은, 녹내장 진단받은지 1년도 안된 만성 녹내장 환자였는데
 
이렇게 빨리 악화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나는 약을 하나 더 추가해야겠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을 듣고 진료실을 나와
 
병원 기숙사로 돌아가서 혼자서 펑펑 울었다.
 

악화의 이유

녹내장환자에게 시야검사는 매번 진료 때마다 받는 성적표와 같다.
 
당시 1년 만에 시야검사가 크게 악화되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왼쪽 안압이 16-18에서 20으로 올랐지만 사실 크게 높은 안압은 아니었다.
 
당직을 많이 해서, 또는 스트레스를 받아서..?
 
잘 모르겠다.
 
아마 영향을 안 주지는 않았겠지.
 
하지만 아직도 정확한 원인은 모른다.
 

원하던 과를 포기하기까지

당시 나는 영상의학과도 어느 정도 고려하고 있었다.
 
조용한 성격에 사람 많이 만나는 걸 싫어하는 내 성격 상 잘 맞을 것 같기도 했고.
 
하지만... 이때 검사 결과를 받고는 영상의학과를 포기하게 됐다.
 
당시 내 담당 안과 선생님은 괜찮을 거라고 하셨지만, 내 마음이 안 괜찮았다.
 
매일 근무시간 내내 X-ray, CT, MRI만 보고 판독을 해야 하는데
 
어제까지는 잘 볼 수 있었던 곳이 오늘은 갑자기 안 보인다면?
 
그래서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곳에 내 시야의 암점(맹점)이 새로 생겼다면?
 
그래서 저명한 병변을 놓친다면?
 
다른 일이면 '실수'라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진단과 치료의 방향을 알려주는 영상의학과 의사로서 녹내장은 너무 큰 약점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만큼 빨리 진행되어 젊은 나이에 실명까지 갈 가능성이 있는 녹내장환자라면 더더욱...
 
그래서 난 영상의학과를... 접었다.
 
그리고 시야가 좀 더 나빠지더라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과를 찾기 시작했다.
 

잘로스트S 부작용

다시 돌아와서...
 
나는 기존에 쓰던 코솝S에 더해서, 잘로스트S까지 쓰게 되었다.
 
녹내장약을 2종류 쓰게 되었고, 코솝S는 5am, 5pm (하루 두번), 잘로스트S는 10pm (자기전)에 넣었다.
 
잘로스트S는 나에게도 익숙한 약이었는데, 나보다 2년 전에 녹내장 진단을 받았던 어머니가 쓰던 약이었기 때문이다.
 
잘라탄, 잘로스트, 라타노 라노탄, 루미간, 트라바탄, 타플로탄이 모두 같은 계열의 약인데
 
이 약의 부작용은 충혈, 속눈썹 길어짐, 눈 주변 색소침착, 눈두덩이 패임 등이었다.
 
실제로 어머니도 속눈썹 길어짐, 눈 주변 색소침착, 눈두덩이 패임의 부작용이 있었고.
 
그래서 나도 약을 처음 받았을 때도 약사님이, 약 넣고 나서 눈을 물로 씻으라고 했었다.
 
근데... 사실 난 그냥 안 했다. 거의 자포자기 상태였다.
 
20대에, 결혼도 안 한 여자가 벌써부터 부작용을 두려워하면서 안약을 평생 써야 한다니
 
그 자체가 좌절스러웠다.
 
근데.. 희한하게도 나에겐 잘로스트 부작용은 안 생겼다.
 
지금까지 햇수로 5년간 써오고 있는데, 아직도 잘로스트 부작용은 하나도 안 생겼다.
 
(엄마는 1년도 안 되어서 부작용이 생겼는데 말이다.)
 
암튼, 인생 운빨X망겜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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